대륙지배망상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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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보고, 그리고, 듣고, 쓰다.
by 라츠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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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보고 있는 만화책 중에 시미즈 레이코의 [비밀]이라는 작품이 있다.
시미즈 레이코는 본인 자신의 지적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 작품 속에 독특한 소재를 끌고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 [비밀]이란 작품은 그런 면에서 만점이다. 그녀의 단편에서 느껴지는 4차원 세계를 좋아했다면 상당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비위 약한 사람은 피해야 한다. CSI의 인체해부를 보면서 햄버거를 씹을 수 있는 내공을 지닌 사람이라면 전혀 문제 되지 않을만한 수위지만... 그쪽에 있어서 전혀 면역력이 없는 사람은 좀 피해야 할 듯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쾌하지는 않다. 정말 섬세한 그림체로 인체 해부도를 그려놨지만, 그 그림이 가지는 독특한 차가움/ 냉정함이 인체를 들여다보는 적나라한 충격을 식게 한다. 마치 미술학에서 쓰는 인체 해부도같다. 완전 생생한 CSI의 그것과는 종류를 달리 하는 무기질적인 냉기가 서려 있다. 방관적, 객관적. 그리고 냉랭함.
아마도 이 점이 내가 이 작품을 계속 잡게 하는 독특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시미즈 레이코의 장편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장편으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나쁜 의미의 4차원으로 흘러가기 시작해서... 처음에 받았던 느낌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 독특한 소재를 끌고 와서 이야기를 해 나가는 것까진 좋은데... 그것이 변색되고 다른 소재가 흘러 들어와서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어 버린다. 나는 그런 식의 스토리 텔링을 좋아하지 않기에 그녀의 장편들은 모두 점수를 짜게 주는 편이다.

시미즈 레이코의 기발하고도 섬뜩한 상상력이 100% 발휘되는 것은 주로 단편작품에서 드러나는데... 이 [비밀]은 단편에 강한 그녀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작품이다. 아예 구성 자체가 단편 옴니버스 식의 구성이라서, 치밀하고도 섬찟한 그 독특한 매력이 충분히 발휘되고 있다고나 할까. 현재 3권까지 나온 상태인데... 장편으로 흘러가면 파토를 내는 그녀의 특성상, 적당한 곳에서 매듭을 지어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왜 이 이야기가 나왔느냐 하면, 이 작품에 쓰이는 이름들이 나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_^;)

옛날 주니어 시절 나가세 토모야의 팬이었다고 커밍아웃했던 그녀. (지금도 팬인지는 모른다. 정확히는 나가세의 주니어 시절 "얼굴"만을 좋아했다고 커밍아웃했었기 때문에; 크면서 변했다고 툴툴거리는 후기를 만화책에서 봤다. -_-;)
아무튼 그랬던 시미즈 레이코의 이 [비밀]이란 책은, 배경이 일본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익숙한 이름들을 보게 되는데... 이게 또 심심풀이로 보자니 꽤 재미있어졌다.
야마구치, 이마이, 야마시타.... 한자는 다르지만 코X치도 등장. (살해당하고 사형당하는 조연이라 안습이었지만 두 번이나 등장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주인공 이름은 무려 쯔요시. (=마키 쯔요시. 한자는 剛로 같다.) 그것도 주인공 설정이 [신이 내린 동안]이라는 설정. -_-;

이 사실을 발견한 건 나의 일동료이자 친구이자 팬동지인 L양인데.... 그녀는 이 사실을 발견하자마자 눈썹 휘날리게 달려와서 내게 알려줬다.
나? 나는 3권 볼때까지도 주인공 이름이 쯔요시라는 것조차 몰랐다. 찾아보니까 1권에서 풀네임이 딱 한번 나왔더라. 보통 성을 부르니까 마키 실장이라고만 계속 나왔기 때문에. 이랬다가 풀네임 보고야 깨달은 거다. 그것도 남이 알려줘서....
뭐..... 스쳐지나가는 剛자에도 설레이는 파슨의 마음을 어찌하리오. 걍 이름이 같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주인공 애정도가 쭉 올라가게 되었다는 이 슬픈 사실.

뭐. 그랬다는 것. ^_^
그냥 흥미로운 배경지식(?)으로만 알아두시고, 관심 있으시면 한번 보시라.
객관적으로 봐도 상당히 괜찮은 작품이다.

*

시미즈 레이코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그녀의 장편 [월광천녀], [달의 아이], [용이 잠드는 별] 이 세가지는 전부 얘기가 수습이 안 되더라. [비밀]은 최근 본 작품중에서는 명불허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수작이니, 제발 장편으로 흘러가면 수습 안되는 시미즈 레이코 특유(?)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비밀]... 확실히 수작을 넘어선 걸작이긴 하지만, 두번 꺼내서 읽기는 참 부담스런 작품이다.
무미건조하고 냉랭하게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그 감성이 가끔 너무 섬찟할 때가 있기에.

*

주말은 교보에 나갔다 와서 쯔요시군 영상을 볼 예정이다.
앞에서 말한 L양이 홈드라마 재버닝중이라기에... 같이 버닝해서 버닝토크라도 해 볼까 생각중.

*

갑자기 아이팟이 사고 싶어 환장하겠음.
아이팟의 이쁜 화면에 낚여버린 사람 여기 하나.
그러나 음질이 캐안습이라길래 손가락만 쪽쪽 빨고 있다. 얼마나 안습이길래 다들 입을 모아 말리는 걸까.
아니 근데 난 아이팟이 땡기는 걸 어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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